우리는 꿈을 잊어버리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꿈에서 깼을 때 기억이 나지 않는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그 이유로 주장되는 것 중 하나는 '우리는 꿈에서 깬 뒤에 [꿈의 기억]을 통해서만 꿈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깨어있을 때 저장되는 기억의 공간과 꿈속에서 저장되는 기억의 공간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쉽게 풀어보자면
'깨어있을 때 기억은 동그라미가 되고, 꿈속에서의 기억은 네모가 된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꿈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네모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 즉 동그라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애초에 네모가 되는 방법조차 쉽게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깨어있을 때의 나'와 '꿈속에서의 나'를 분리하는 듯한 말로도 들립니다.
즉 꿈을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꿈속에서의 나'가 되어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꿈을 꾸었다는 사실은 기억하지만 어떤 내용의 꿈이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꿈을 잊어버리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기억나지 않는 꿈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깨어있을 때의 기억도 잘 잊어버립니다. 심지어는 방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리모컨의 위치도 잊곤 합니다. 우리들은 수많은 감각이나 지각들도 잘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 이유는 그 감각들이 강함이 크지 않았거나 마음에 주는 자극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꿈을 잊는 이유도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꿈의 내용을 잊어버리는 이유는 꿈속에서의 자극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선명하게 기억나는 꿈
우리가 느끼는 감각, 감정, 사고 등이 확실히 기억되려면 그것들이 잘 정리되어 있으며, 서로 연결되어 돕거나 떨어지거나 하며 하나가 아닌 전체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조금 어렵게 표현되었지만 논리와 질서를 가진 것일수록 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입니다.
'배가 너무 고파 뜨거운 밥을 허겁지겁 먹었더니, 혀를 데어버려서 고통을 느꼈다.'
이런 아주 당연하지만 원인과 결과가 확실한 경험과 자극들은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반면 꿈속에서는 논리와 질서가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꿈속에서 사람만한 크기의 바퀴벌레와 싸워서 이겼다. 승리의 기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꿈속에서 나는 사람과 같은 크기의 무시무시한 바퀴벌레와 싸워서 이깁니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큰 자극으로 남았을 겁니다. 그리고 꿈은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다음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음 장면에서 나는 하늘을 날았을 수도 있고, 땅굴을 파고 들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앞에 바퀴벌레와 싸운 것과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내용입니다.
이렇듯 논리와 질서, 원인과 결과가 확실하지 않은 꿈은 선명하게 기억하지 어렵습니다. 자극을 느꼈던 부분만 단편적으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꿈도 현실의 일부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과 관련이 높은 내용의 꿈일수록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며 현실과 연관 지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꿈은 더욱 선명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꿈의 해석(die traumdeut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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