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재연 능력
우리는 종종 꿈에서 과거의 자신과 마주합니다.
학창 시절로 되돌아가기도 하고, 특히 남자분들은 군인이었을 때의 자신을 자주 마주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갔다고 해도,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 과거에 있었던 일과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여기 하나의 꿈 예시가 있습니다.
'난 꿈에서 다시 초등학생이었을 때로 되돌아갔다. 꿈속에서는 내가 다시 어려졌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그저 친구들과 같이 뛰놀 뿐이었다. 꿈속에서의 장소는 내 어린 시절의 동네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꿈에서 깬 후에야 조금 이상한 점을 알아챘다. 꿈속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이 내가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아닌 대학 동기들이었다. 난 대학 동기들의 초등학생 시절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초등학생의 모습으로 나타났는가... 그런데 나는 어떻게 꿈속에서 놀던 친구들이 대학 동기였는지 알 수 있었는가... 이런저런 고민을 이어가다 결국 꿈속에서 본 대학 동기들의 초등학생 시절이 모습은 흐려지고, 어린 시절 동네의 모습만이 선명하게 남았다.'
위의 예시를 보면 꿈속에 나타난 어린 시절 동네의 모습은 사실입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고, 그 기억이 확실하다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입니다. 하지만 대학 동기들의 초등학생 시절의 모습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그들의 어린 시절을 보았을 가능성도 적으며, 자신도 헷갈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확실하다고 믿는 장면은 기억에 남았지만, 그렇지 않은 장면은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꿈
우리는 기억하는 꿈보다 기억하지 못하는 꿈이 더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스스로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경험, 특히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꿈에서 나타났을 때 기억에 더 오래 남은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 다 커버린 지금에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기에,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기억이기에 더욱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꿈은 유년 시절의 경험과 그 위에 쌓아 올려진 풍경, 물건, 사람들의 기억을 재연하고, 또 재연된 모습을 우리가 사실로 인정했을 때, 그 모습은 더욱 뚜렷해지게 됩니다.
꿈은 가끔 알 수 없는 재연 능력을 발휘하여, 이미 기억에서 멀어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되던 유년 시절의 향수를 마음속에 불러일으킵니다.
<2. 꿈속에서의 기억-3>으로 계속됩니다.
참고문헌 -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꿈의 해석(die traumdeut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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